연예인 살쾡이 이야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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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0건 조회 20회 작성일 25-02-16 11:13본문
이번 글에서는 <수신기>에 실린 살쾡이 이야기를 소개해 보려고 해
서진 시대 오흥군에 살던 한 사람이 두 아들을 두었는데
부자지간에 사이가 좋았다고 해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지 아버지가 아들들을 대하던 태도가 달라졌어...
걸핏하면 자식들에게 욕을 하고 손찌검을 하며 난폭하게 굴기 시작했던 것으로
아들들은 아버지의 태도가 왜 변했는지 알지 못했고
다만 아버지가 늙어서 인내심이 사라졌나 보다 하고 그냥 넘어갔지...
하지만 아버지는 점점 거칠어졌는데
급기야 아들들이 밭을 갈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나서는
커다란 몽둥이를 휘둘러 아들들을 죽도록 팼고...
아무리 효성이 지극한 아들들이라고 해도 몽둥이로 맞는 것은 견디지 못하여 자리를 피해 달아났어
집으로 도망간 두 아들은 어머니한테 "아무래도 아버지가 미친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재빨리 도망치지 않았다면 영락없이 아버지가 때리는 몽둥이에 맞아 죽었을 겁니다"라고 하소연 했고...
어머니는 그 말에 깜짝 놀랐다고 해
어머니는 물론 아버지에게 도대체 왜 그랬는지 이유를 물었는데...
아버지의 반응은 전혀 뜻밖으로
그는 "그게 무슨 말이오?" 나는 아이들한테 몽둥이를 대거나 심하게 욕을 한일이 전혀 없소"라고 그런 일은 없었다고 부정하였지...
이에 두 아들은 그동안 아버지가 자신들에게 모질게 대했던 일을 열거하였는데...
그러자 아버지는 더욱 강하게 부정하며 말했어
"나는 너희를 무척 아끼고 사랑하는데 어째서 너희한테 그렇게 모질게 대하였다는 것이냐? 하늘과 조상님들께 맹세코 나는 절대 그런 적이 없다"
이에 아들들은 다시 되물었지...
"아니, 그러면 그동안 아버지께서 저희들한테 욕을 하고 손찌검을 한 것은 도대체 뭐란 말입니까?"
두 아들의 질문을 받은 아버지는 한참 고민에 빠져 있다가 뭔가가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는데
"내가 듣기로 늙은 살쾡이는 사람으로 둔갑해서 골탕 먹이기를 좋아한다고 하더구나. 아무래도 그동안 살쾡이 요괴가 내 모습으로 둔갑해서 너희를 괴롭힌 것 같다. 그러니 그놈이 다시 나타나서 내 행세를 한다면 그 요망한 것을 꼭 죽여야 한다" 일렀어...
그런 일이 있고서 한동안은 아버지가 두 아들을 대하는 태도가 무척 부드러웠다고 하는데...
두 아들은 살쾡이 요괴가 멀리 도망갔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놓았어
그런데 어느 날 또다시 아버지가 두 아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매를 때리며 난폭하게 굴다가 재빨리 달아나는 일이 발생하였는데...
두 아들은 살쾡이 요괴가 다시 나타났음을 깨닫고 죽일 기회를 엿보았어...
그러다 아버지가 밭에 모습을 보이자 서둘러 달려들어 때려죽였는데...
그들이 집으로 돌아오니 아버지가 기다리고 있었고
두 아들은 살쾡이 요괴를 죽인 것에 크게 기뻐하였지...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어느 도사가 두 아들의 집을 지나가다가 발걸음을 멈췄는데...
그는 "당신들 아버지 얼굴에 나쁜 기운이 흐르고 있소. 아무래도 내가 당신들 집으로 들어가야겠소" 라고 말했다고 해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아버지가 크게 화를 내었는데
"당신은 남의 일에 상관하지 말고 가던 길이나 가시오"라고 말했어
하지만 도사는 집 안으로 들어가 요괴를 쫓는 주문을 외웠고...
곧 놀라운 일이 벌어졌는데....
아버지가 점점 두려워하더니 이윽고 한 마리 늙은 살쾡이로 변해서
침대 밑으로 도망쳐버린 것으로
도사는 얼른 살쾡이를 끄집어내서 죽인 뒤
두 아들에게
"저 못된 살쾡이 요괴가 그동안 당신네 아버지로 둔갑했던 것이오"라고 말해주고는 떠났지...
* 두 아들은 자신들의 아버지를 살쾡이 요괴로 잘못 알고 죽였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분노와 자책감에 그만 자살을 하고 말았다고...
이 이야기에서 살쾡이는 자신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은 사람을 상대로 못된 짓을 벌여 죽게 만든 요괴인데...
중국인들에게 전통적으로 살쾡이는 여우보다는 덜 알려져 있지만... 그에 못지 않은 교활한 존재로 인식되었으므로 참고 요
* 글을 마칩니다.
*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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